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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올해 코스피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37번(7월 16일 기준) 발동됐습니다.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저도 잠깐 손을 멈췄습니다. 거래일 기준으로 이틀에 한 번 꼴로 발동된 셈인데, 그 사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본주 대비 두 배 이상 손실이 불어났고, 규제 당국은 결국 칼을 빼 들었습니다. 한쪽에서는 '기업의 초과 이익은 누구 몫이냐'는 토론이 열리는 사이, 정작 주주 이야기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저도 이 시장에서 몇 차례 데어본 입장에서, 숫자보다 그 뒤에 있는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숫자가 말해주는 것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만 맞으면 두 배를 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SK하이닉스 본주가 5월 27일부터 7월 16일 사이 약 17.9% 하락하는 동안, 이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평균 -47.5%까지 밀렸습니다(출처: 메디컬투데이). 단순히 두 배가 아니라, 두 배를 훌쩍 넘는 손실이 난 셈입니다.

이런 현상을 흔히 변동성 복리 효과(Volatility Decay)라고 부릅니다. 매일 정해진 배율로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릴수록 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구조적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오늘 10% 오르고 내일 10% 내리면 원금은 99%로 줄어드는데, 레버리지 상품은 이 손실이 두 배로 쌓이는 구조입니다. 최근 몇 달간 관련 종목의 차트가 '미쳐 있다'는 말이 과장으로만 들리지는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때, 회사 탕비실에서 커피를 내리다가 옆 팀 동료가 스마트폰 화면을 슬쩍 보여주며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를 담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화면 속 빨간 숫자를 보면서 속으로는 '이건 좀 위험한데' 싶었지만, 마침 그 무렵 장이 좋아서 그 동료는 며칠 만에 제법 쏠쏠한 단기 수익을 냈고, 저도 굳이 초를 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하락장 기사를 훑어보다가 문득 그 동료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오지랖처럼 보일까 봐 아직 안부를 묻지는 못했지만, 아마 지금은 계좌를 열어보기가 겁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7월 16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핵심 내용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신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커버드콜 포함) 상장 당분간 잠정 중단, 기존 상품에 대한 증권사·운용사의 광고·마케팅도 즉시 금지
  • 기본 예탁금 1,000만 원 → 3,000만 원으로 3배 상향(현금만 인정, 주식·채권 등 대용증권은 불인정), 국내 상장뿐 아니라 해외 상장 단일 종목 레버리지(테슬라·엔비디아 등)에도 동일 적용 — 당초 8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과열이 이어지며 7월 31일로 조기 시행
  • 사전 교육 시간 2시간 → 3시간으로 확대(기본교육 1시간 + 심화교육 2시간), 중간 평가 도입 및 60점 미만 시 재수강 의무화
  • 매매 단위 1주 → 20주로 확대(11월 시행 예정) — 상품 가격 수준에 따라 최소 투자 금액도 수십만 원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국내 상품 3%→2%, 해외 상품 6%→5%),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도 3단계 → 2단계로 단축

이런 규제가 나온 배경에는 과열된 거래 양상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12조 원 안팎(7월 15일 기준 약 11조 9천억 원)이던 16개 상품의 하루 거래대금이 12조 원대(7월 16일 기준 약 12조 1,674억 원)를 넘나들 정도였습니다. 회전율(Turnover Rate)이란 상장 좌수 대비 하루 거래량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이 상품군의 일평균 회전율은 126.9%로 집계돼 전체 ETF 시장 평균(42.7%)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일부 인버스 상품은 하루 회전율이 2,500%를 넘기도 했는데, 이는 상품 전체 물량이 하루 만에 스무 번 넘게 주인을 바꿨다는 뜻입니다. 이 정도의 손바뀜이라면 '투자'보다는 '초단타 매매'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 많고, 저 역시 이쪽에서 꾸준히 수익을 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약: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 복리 효과로 본주보다 훨씬 빠르게 손실이 쌓이는 구조이며, 규제 당국은 예탁금 3배 상향·교육 시간 확대·매매 단위 확대(20주)로 진입 장벽을 높였습니다.

기업 이익과 주주환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뿌리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가 7월 14~15일 각각 개최한 AI 시대 분배 토론회에서는 '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핵심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발표된 의견들을 살펴보면 노동·분배 쪽 발언도 있고 재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있었지만, 정작 주주 이야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는 소액이지만 삼성전자 주주인데,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주환원(Shareholder Return)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상장 기업들이 비슷한 실적의 해외 기업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현상인데, 그 원인 중 하나로 낮은 주주환원율이 꾸준히 지목돼 왔습니다. 이미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는 주주의 이익을 충실히 고려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삽입한 상황에서, 기업 이익 논의에서 주주가 빠지는 건 구조적으로 다소 앞뒤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애플 사례가 자주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애플은 최근 몇 년간 매년 수백억~1,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왔고, 여기에 배당금까지 더하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상당한 규모입니다. 총 주주 수익률(TSR, Total Shareholder Return)은 최근 3개년 기준 약 3%에서 34% 사이를 오간 것으로 집계됩니다. TSR이란 주가 상승률에 배당 수익률을 더한 지표로, 주주가 실제로 손에 쥔 수익 전체를 나타냅니다. 애플이 '혁신이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지키는 배경에는, 적어도 주주에게는 정직했다는 신뢰가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저도 이 부분엔 공감이 갑니다.

다만 한 가지는 냉정하게 걸러서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한쪽은 짧게, 다른 쪽은 길게 다루면서 결과적으로 주주 중심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구조가 있다면, 어느 방향이 옳은지와 별개로 전형적인 프레이밍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초과 이익의 사회적 분배 논의 자체는 정당한 주제이고, 애플 인용도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주장은 결론을 먼저 정해두고 근거를 배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감정적 설득력과 논리적 타당성을 분리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가 은퇴 후 주식을 좀 해볼까 한다며 뭘 사면 좋겠냐고 물으셨습니다. 젓가락을 든 채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이야기까지 꺼내면 괜히 겁을 드리는 것 같고, 그냥 "아무거나 사시라"고 넘기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만 2025년 말 기준 약 419만 6천 명에 달한다는 걸 보면(출처: 한국경제), 이건 더 이상 일부 투자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주환원 논의가 빠진 기업 이익 분배 토론은, 저희 아버지 같은 개인 투자자 수백만 명에게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약: 기업 이익 분배 논의에서 주주환원이 빠지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고, 상법 개정 취지와도 다소 어긋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레버리지 ETF 규제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려는 시도이고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고 봅니다. 다만 예탁금 3,000만 원이라는 기준이 실질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를 때 번 걸 내려갈 때 최소 절반이라도 지키는 투자 습관이, 규제보다 앞서야 한다는 건 제 경험으로도 확인한 부분입니다.

한국 시장이 글로벌 AI 투자 흐름의 선행 지표로 주목받는 건 사실이지만, 그 서사를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 구조와 주주 권리라는 기본기를 먼저 챙기고, 감정보다 숫자를 따라가는 편이 지금 같은 변동장에서는 조금 더 유효한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t-Ky5xqgCo&list=PLFFs3piXvo8s